5. FBI

펑그리얌님이 가벼운 게임으로 제시한 카드게임입니다. 페드럴 뷰로 오브 인베스티 어쩌고 저쩌고 하는 FBI의 원어는 박스 어느 구석에서도 찾을 수 없더군요. 핫핫~ 디자이너인 크라머 씨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나봅니다. 어쨌거나, FBI는 우리가 생각하는 FBI가 맞나봅니다. 범인을 찾아야 하니까요. 하지만, 멀더 떠난 FBI는 자신이 외계인을 봤다고 하는 사람들까지도 닥치는대로 잡아들이는 수사기관이 된 모양입니다. 적지 않은 수의 선량한 시민들이 FBI의 손에 잡혔다가 풀려나곤 하니까요.

구성물은 정말 가볍습니다. 숫자와 색깔이 다른 카드들과 수갑카드, 그리고 체포 우선순위를 결정짓는 철창카드와 색상별 체포카드가 전부네요. 가벼운 게임인데 무거운 규칙이면 곤란하겠지요. 규칙도 매우 간단합니다. 숫자 카드들로 입찰하여 체포 순위를 정하고, 그 순서대로 용의자들을 체포하면 됩니다. 최종적으로 죄질 나쁜 죄인을 가장 많이 체포한 사람, 즉, 카드 숫자의 총합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자가 되는 게임입니다. 별 거 아니지요? 그런데, 여기에 크라머 아저씨의 독특한 2가지 방식이 들어있기 때문에 게임의 재미는 배가됩니다.

일단 체포 순서는 입찰에 의해 정해지지만, 1인당 2명의 용의자를 체포하게 되는데, 이 순서는 지그재그 순서입니다. 즉, 1순위를 차지한 사람은 맨 처음 용의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만, 동시에 가장 마지막에 용의자를 체포해야 합니다. 5인 게임의 경우 5순위로 체포하는 사람은 연속으로 2명을 체포하게 되겠지요. 이와 더불어 아래에 설명할 체포방식 때문에, 자신이 몇 순위를 차지할 것인지를 두고 꽤나 고심을 해야 합니다.

체포할 수 있는 용의자들은 각 라운드마다 10명씩 펼쳐집니다. 10명이 각 색깔별로 나란히 나열됩니다. 물론, 용의자들은 펼쳐진 순서대로 가져가야 하지요. 용의자들 가운데는 흉악범도 있지만, 선량한 시민들도 있습니다. 선량한 시민들을 게임 끝날 때까지 구금하고 있으면, 고스란히 마이너스 점수가 되니까, 되도록 안 가져 가는 것이 좋겠지요? 현재 테이블에 펼쳐진 카드들의 순서를 통해 몇 번째 순서의 경우는 어떤 카드를 가져갈 수 있는지 잘 파악하지 않으면 애꿎은 시민들을 잡아넣어야만 합니다. 고로 줄서기를 잘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 어디서 많이 본 듯 하지요? 젝스님트의 줄서기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설명을 해주신 펑그리얌님이 지그재그 규칙에 대해 [재차 강조]하지 않으신 덕분에 모두가 1라운드에서는 엉뚱한 사람들을 잡아 가두어야만 했습니다. 제가 설명할 때는 중요 규칙을 [재차 강조]하지 않았다면서 음모론을 주장하시더니, 본인의 설명에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카드게임은 한번만 말해도 됩니다.”

뭐 에러플로 몇몇 지인들의 게임을 방출의 길로 인도한 저로서는 별로 할 말이 없었지만, 그 1라운드의 아쉬움 때문에, 한번 더 하고 싶더군요. 게임의 순위요?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쿨럭~ 뭐 누군가 이겼겠지요. 아마도 설명하셨던 분일겁니다. 크핫핫~ 설명하고 1등하기는 이미 신공(神功)의 반열에 들었다면서요?

한번 더~!를 갈구하는 몇 몇을 외면한 채 카드를 챙기신 펑그리얌님은 이 날의 대박 게임을 꺼내들었습니다. 바로 우봉고입니다.

6. Ubongo
처 음 펑그리얌님의 블로그에서 이 게임의 구성물을 보면서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예쁜 구성물과 게임성의 상관관계는 아직 규명된 바가 없다는 생각에 크게 흥미를 갖지 않았었지요. 하지만, 이 날의 게임으로 저와 전심님을 비롯해 다른 이들의 가슴에 불이 붙었습니다. 이 게임은 게임 도중에 느긋하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더군요. 당연히 사진 촬영은 못했습니다. 때문에 사진들은 펑그리얌님의 블로그에서 차용함을 미리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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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고는 정해진 조각들을 주어진 틀 안에 빨리 채우는 게임입니다. 얼른 채우고, 자기 말을 움직여서 해당 위치의 보석들을 가져오는 것이죠. 최종적으로 소유한 보석 가운데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은 수가 자신의 점수가 되고, 이를 통해 승자를 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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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에게 주어진 보드는 3개 또는 4개의 조각으로 주어진 틀을 채울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3개는 너무 쉽다면서 4개짜리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심판이 주사위를 굴리면, 주사위에 표시된 그림에 따라 이번 보드에 넣을 4개의 조각이 정해지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맞춘 사람이 “우봉고~”를 외치고, 자신의 말을 최대 3칸까지 옮겨서 해당 칸의 보석을 2개 집어오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가혹한 모래시계의 조건이 따라 붙습니다. “우봉고~”를 외친 다음 행동은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기 전에 완료해야 하는 것이죠. 아무도 “우봉고~”를 외치지 않은 상황에서는 모래시계가 몇 번이고 뒤집히지만, “우봉고~”가 한 번이라도 외쳐진 상황에서는 모든 이들에게 남은 모래가 다 떨어질 때까지의 시간만 주어지는 것이죠. 이 때문에, 퍼즐을 맞추고도 보석을 못 집어가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기 때문에, 마음은 조급해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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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간 여유가 주어지면, 퍼즐은 별로 어렵지 않게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과 시간 제한이 주는 압박감 때문에, 그 쉬운 퍼즐도 왜 그리 안 맞춰지는지…. 간혹 답답한 마음에 “이거 맞출 수 없는 거 아냐?”라며 게임을 원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결국 모래시계가 다 떨어진 다음에는 딱 맞아 떨어지는 서글픈 퍼즐을 보게 됩니다.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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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빨간 보석을 대량으로 쓸어가신 전심님이 1등을, 제가 2등을 차지했습니다. 펑그리얌님의 블로그에서 연세 지긋하신 분들도 우봉고에 매료되셨다고 하셨는데, 그럴 만 하겠더군요. “아직 국내에서는 구하실 수 없습니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시는 펑그리얌님 덕분에 전심님은 해외구매의 주판알을 튕기고 계셨더랬죠. 저 같은 서민이야, 그냥 침이나 흘려야겠지만요.

7. 제노아의 상인

협 상게임의 걸작 제노아의 상인이 다음 게임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이 게임이야 워낙에 잘 알려진 게임이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지요. 이 게임은 시장이 여러 번 선택된 덕분에 꽤 짧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협상 게임의 특성 때문인지 이 날 돌아간 게임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을 차지하더군요.

제 제노아는 구매하고 한 번 밖에 안 돌아간 게임이라, 보드가 완전히 펴지지 않았는데, 펑그리얌님이 무리한 방식으로 펼치시다가 그만, 쩌억~. 크흑~ 게임 내내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흑흑~ 앞으로 펑그리얌님이 보드를 만지시거든 긴장들 하세요. ㅡㅜ

이 게임을 처음 해보신다는 펑그리얌님은 게임 내내 자신은 알거지라며 한탄하시더니, 대형 주문 3건과 로또 복권 5장이 줄줄이 맞닿게 만듦으로써 1등을 하셨답니다. 전심님도 로또로 전략방향을 선회하시더니 무려 6장을 맞닿게 만드셨다지요. 두 분의 로또 전략 때문에 보통 때는 거의 분뇨값인 빌라 액션이 초반부터 불꽃이 튀었습니다.

이 게임은 제가 규칙서를 보고 익히지 않고, 다른 모임에서 배웠던 게임이라, 이후에 다시 규칙서를 보지 않았었는데 몇 가지 오류가 있었더군요. 전심님 덕분에 많은 오류를 잡았고, 특히 시장에서의 자유 협상 때문에, 게임의 재미를 더 늘일 수 있었네요.

다소 피곤하고 지친 상태에서 진행된 협상게임이라, 지금까지 해왔던 제노아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전략을 구사하신 분들 덕분에 게임의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8. 비잔티움

시간은 어느덧 6시를 향해갔지만, 펑그리얌님이 설명을 해주시겠다고 하셔서, 비잔티움을 꺼냈습니다. 크으~ 마틴 월러스의 게임을 많이 접한 것은 아니지만, 역시 간단한 규칙을 복잡하게 설명하게 만드는 재주는 탁월하더군요. 펑그리얌님이 멋지게 설명하셨음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를 돌려보기 전까지는 제대로 규칙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1라운드 돌아가니까, 감이 오더군요.

다시 멀리 운전해서 귀가하셔야 하는 펑그리얌님은 약 30분 여의 설명을 마치고 귀가하셨습니다. 저와 Twinkrystal은 졸려서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지만, 전심님의 권유로 몇 라운드 돌려보았습니다. 진행에는 크게 무리가 없더군요. 다만, 펑그리얌님이 불가리안 군대 때문에 게임이 어이없이 끝나게 될 수도 있다며, 걱정을 하신 부분은 직접 해보니 그다지 무리가 갈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콘스탄티노플의 특수 능력 덕분에, 불가리아 군이 비잔틴 제국을 멸망시키기는 꽤나 어렵겠더군요. 한 단계에 2회의 공격이 전부이고, 병력 상한선이 제한되어 있는(그래도 초반에는 꽤 많아 보이지만) 불가리안 군대로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내분이나, 이슬람군대의 공격으로 콘스탄티노플의 방어력이 현저하게 감소하지 않으면, 콘스탄티노플의 특수능력 때문에 어렵겠더군요.

또한 한 참가자가 한 쪽 진영을 담당하는 일반적인 전쟁게임과는 달리, 모든 진영을 골고루 관리해줘야 하는 게임의 독특한 시스템 덕분에, 종료조건 가운데, 3단계 종료가 가장 일반적일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이슬람 진영으로 마구 달리게 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참가자가 동조하지 않으면, 앞서 말한 콘스탄티노플의 특수 능력 때문에 비잔틴 제국의 멸망으로 인한 게임 종료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시험 삼아, 불가리안을 비롯해서 이슬람 세력으로 줄창 내달렸거든요. 사실은 졸려서 게임을 조기종료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만, 결과적으로, 한 쪽 세력의 독주로 게임을 종료시키기는 어렵습니다. 만일 이슬람 세력으로 줄창 내달렸는데, 조기종료가 안된다면, 두 세력의 점수차 때문에 그 사람은 큰 손해를 보게 되겠지요.

피곤하고 졸려서 게임은 중도에 접었지만, 이후에 곰곰히 생각해본 결과 역시 잘 만들어진 게임 같습니다. 승산이 있는 전략들은 나름대로의 파해법이 존재하게 구성되어 있으니까요. 말이 길어졌지만, 이 게임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언젠가 제대로 돌린 이후로 미루어야겠습니다.

셰익스피어의 표현대로라면, 빛의 장막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아침 7시 즈음에 모임을 마치고 모두 귀가하셨습니다. 베테랑들과 함께 알차게 게임했던,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즐거움이 너무 좋아서 몇 자 남기려다보니, 후기가 너무 길어졌네요.(공백 포함 14000여 자가 넘음) 졸필임에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함께 참여하셨던 전심님과 펑그리얌님도 각자의 블로그에 후기를 남기셨더군요. 참고하세요~.

전심님의 후기

펑그리얌님의 후기

마지막으로 Funkenschlag 구성물로 돌린 프랑스맵 2인 게임 사진 한 컷~

Funkenschlag은 크레용을 이용하기 때문에, 집을 표현하는 구성물이 없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

4. 암스테르담의 상인들

야참을 먹고 나서 가벼운 담소가 오갔습니다. 그러다가, 다음 게임으로 결정된 것이 바로 [암스테르담의 상인들]입니다. 이 게임은 본인이 최근에 구한 게임 가운데 하나입니다. 소감을 읽어보다가 역(逆)경매, 즉 Dutch auction을 보드게임으로 구현한 게임이라는 사실에 확~ 끌려서 구입했었는데, 이 날 펀칭 겸 첫 게임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가벼운 게임에 맛들인 덕분(?)에 모두들 가벼운 게임을 찾게 되었고, 펑님의 소개로 가벼운(!) 카드 게임을 이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3. Caylus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하지요. Ystari라는 비교적 덜 알려진 출판사에서 2005년 Essen을 통해 선보였다고 하는데, 보드게임긱에서 부동의 2위였던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를 제치고 현재까지 2위를 순항 중에 있습니다. 이미 Ystari社에서 찍은 초판은 품절되었고, 재판이 내년에 다시 나온다고 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군요. 어쨌거나, 그 화제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비형 스라블님이 귀가차 게임 도중에 제게 바통을 넘기셨고, 얼마 안 있어, 게임은 중도에 접게 되었습니다. 시간상 출출해질 때도 되었기에, 잠시 야참과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2. Reef Encounter

이 게임은 초판이 엄청난 주목을 끌었다고 하더군요. 높은 게임성과 소량한정생산이라는 점 때문에, 경매 사이트에서 꽤나 고가에 거래되곤 했었다는데, 제가 그런 게임을 살 수는 없는 것이고, 재판된 게임을 샀습니다. [뭐가 네 게임인데?]라는 다소 도발적인 이름의 출판사에서 재판을 냈군요. 초판을 가지신 분들은 초판이 훨씬 낫다며 목소리를 높이시지만, 해괴한 일러스트로 바뀌지 않는 한 별로 개의치 않으렵니다. 펑님의 경우는 오히려 신판의 우수성을 역설하시더군요. 만약 펑님이 구판을, 비형 스라블님이 신판을 가지고 있었다면 두 분의 반응이 지금과 같았을까요? 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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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산호초가 깔린 바다에서의 세력다툼을 그리고 있는 게임입니다. 영향력 게임의 요소도 있고,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와 같은 타일로 영토 확장하는 요소도 있습니다. 전쟁게임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계시지요. 오조에서 전심님께 배워서 처음 해본 게임인데, 우습게도 제가 설명하면서 두 번째 게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게임에 몰두하느라 촬영을 못했네요. 이번에도 사진은 연출된 상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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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참가자들은 깊은 바다를 유영하는 한 마리의 생선이 됩니다. 이들은 산호초를 주식으로 하고 있지요. 참가자들은 한편으로는 산호초의 입장도 되어야 합니다. 한정된 공간 속에서 다른 산호초와의 경쟁을 통해 더 많이, 더 널리 퍼져야 하니까요. 산호초의 세계는 겉으로 보이는 평화스런 모습과는 달리, 치열한 영토전쟁의 현장입니다. 그리고 각 산호초들의 우열관계는 수시로 변하지요. 각 참가자들은 산호초들을 퍼뜨리는 한편 우열관계에 입각해서 다른 산호초를 잠식해야 합니다. 이렇게 먹어 치운 산호초를 이용해서, 우열관계를 변동시키기도 하고, 고정시키기도 하지요. 또한 4마리 밖에 없는 자신의 새우를 이용해서 확장시킨 산호초 무리를 찜함과 동시에 다른 산호초에게 먹히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래야 이 생선이 가능한 많은 산호초를 먹을 수 있겠지요. 게임 동안 산호초를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새우의 개수와 같은 최대 4회입니다. 이렇게 게임이 끝나면, 먹은 산호초의 개수에 따라 점수를 획득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산호초 1개당 1점이지만, 종료 시점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산호일수록 높은 가산점이 부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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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산호의 우열관계를 나타내는 타일들

이런 게임의 특성은 게임 내내 많은 요소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되게 만듭니다. 적절한 시기에 산호초 유충과 산호초 타일을 획득해야하고, 자신의 산호초를 널리 퍼뜨림과 동시에 먹히지 않게 주의해야 하지요. 수시로 변동되는 산호초들의 우열관계도 놓칠 수 없지요. 게다가 게임 종료조건 가운데 하나이면서 가장 주된 조건이 누군가가 네 번 산호초를 섭취하는 것이므로, 상대가 몇 번이나 먹었는지도 체크해야 합니다.

게임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은데, 동시 다발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사항들이 생기므로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됩니다. 테마도 잘 살렸고, 시스템도 독특해서 앞으로도 자주 돌아갈 것 같습니다. 뭐 이런 찬사의 이면에는 두 번의 게임에서 모두 1등을 달렸다는 점도 배재할 수는 없겠지요? 핫핫~

워낙 게임이 재미있어서, 게임 중간에 비형 스라블님이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끝까지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비형 스라블님은 서재에서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셨지요. 핫핫~ 비형 스라블님이 슬슬 혼자놀기에 지치실 즈음, 전심님도 오시고, 게임도 끝났습니다. 갑자기 6인으로 불어난 터라, 저와 Twinkrystal이 한 편을 이루기로 하고, Caylus를 꺼냈습니다.

[12/23] 광주 아지트 게임 모임 후기 - 1. 칸다미르의 개척자 편

지난 주의 저조한 참여율 때문에, 모임 없이 조용히 지나가려고 했었으나, 목요일에 펑그리얌님이 문자를 보내시더군요. 그래서 급히 모임을 열었습니다. 급조된 모임이라 준비한 것도 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6명이나 모여서 밤새워 게임을 돌릴 수 있었네요. 마지막 게임 때는 제가 너무 졸려서리 제대로 게임을 할 수가 없었는데, 다른 분들께 무척 죄송하더군요. 먼 길 와 주신 펑그리얌님, 사모님 덕분에 일찍 귀가하셔야만 했음에도 불구하고 2주 연속 찾아와주신 비형 스라블님, 서울에서, 용인에서 각각 어려운 발걸음 해주신 libero님과 전심님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항상 함께 해주는 제 연인인 Twinkrystal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 자~ 그럼, 그날의 즐거운 시간 속으로 한번 들어가보겠습니다.


libero님의 도착으로 4인 게임 Reef Encounter를 꺼냈습니다.

게임의 재발견 – 1. 토레스(Torres) 편

토레스를 무척 오래간만에 꺼내보았다. 첫 게임의 느낌이 그리 신통치 않았었는데, 워낙 극찬을 쏟아내는 사람이 많아서 다시 테이블에 펼쳤다. 처음도 그렇고, 이번에도 2인 게임으로 진행했다. 그런데, 게임을 해보니 이게 예전의 그 게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하나하나 그 원인을 짚어보면….

1. 부실한 매뉴얼로 인해 카드 플레이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다. - 넥X의 초 간단 매뉴얼(2장짜리)은 매뉴얼이라고 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부실해서리 의문점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결국 렛츠X링의 매뉴얼을 통해 게임 시작 전에 카드의 의미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이로써 카드의 전략적 사용이 가능해졌다.
2. 태클 내공이 올라갔다. – 이전에는 자기 성만 쌓아 나가는 것에 주력하느라, 서로 상대의 성 쌓기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기껏해야 왕성(王城)에서의 보너스 때문에 조금 마찰이 생겼을 뿐. 하지만, 첫 게임과 이번 게임 사이에는 상당히 많은 태클 게임들이 있었고, 나와 내 연인은 서로에게 영원한 백태클을 날려주는 사이 좋은(!) 관계가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서로 상대가 쌓고 있는 성에 무임승차할 궁리만 요리조리하고 있다보니, 생각해야 할 요소가 꽤 많아졌다. 덕분에 5개의 액션포인트(AP)가 기막힌 계산의 결과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3. 마스터 규칙을 적용했다.- 액션 포인트를 이용해 카드를 가져오다 보면, 원하는 카드가 적시에 나와주지 않아서 곤란한 경우가 많았다. 이른 바 뽑기 운의 영향을 받는데, 나나 내 연인이나 이런 운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역시 제대로 된 매뉴얼로 일반 규칙과 마스터 규칙이 있음을 알게 되었는데, 마스터 규칙의 경우 모든 카드를 손에 넣고 하기 때문에 운의 요소를 배재하고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이게 진국이었다. 상대에게 남아있는 카드의 경우를 고려해서 상대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고민하는 것은 즐거운 두뇌고문(?)이었던 것이다.
4. 고층빌딩의 유혹 – 2층 건물에서 얻을 수 있는 최소 점수는 4점. 4층 건물은 16점. 6층 건물은 무려 36점이나 된다. 고층으로 갈수록 1층의 상승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 된다. 두 번의 점수 계산에서 연거푸 뒤쳐져 있던 필자는 마지막 7층 건물을 통해 일발 역전을 노렸다. 마지막에 남는 블록 하나로 표면적을 넓혀주는 센스까지…. 결국 8ⅹ7=56점으로 4점차 신승(辛勝)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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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종료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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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층 건물의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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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본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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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왕. 게임 내내 2층 이상 올라가 본 적이 없다. 왕자가 7층에 머무르는 성에서 1층 셋방살이라니...

아직, 마스터 카드에 적힌 조건을 통한 50점 획득은 해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기사들이 같은 레벨에 위치해야 하거나, 네 귀퉁이에 놓여져야 한다는 등, 다른 점수 먹기는 포기해야 하는 조건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인데, 다음 번 게임 때는 한번 마스터 규칙으로 역전하는 것도 해봐야 할 것 같다. 어쨌거나, 버려질(?) 위기에 있던 게임 하나 재발견 하는 것에 성공!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일이 순탄할 수만은 없지만, 본인의 경우도 독일 생활을 시작하면서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냈었다. 인터넷 회사와의 의사 소통 문제로 인해 촉발된 당시 사건은 결국 거의 반 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해결할 수 있었다.

관련 링크: 2009/04/16 - [My diary(log)] - 인터넷 문제 그리고...
 

덧붙임 #2

원래 여기에서 글을 맺고자 했으나, 문득 중요한 예외에 해당하는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벤처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실리콘 밸리도, 벤처 기업 자체의 성공률은 한국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굴지의 성공한 벤처 기업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두 번째 기회와 관계가 있다. 하지만, 또한 중요한 전제조건이 붙는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아무리 여러 번 실패한 사람이라고 해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다면, 꾸준히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고 한다.

즉,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며, 도덕적 결함은 두 번째 기회 제공의 예외라는 것이다.

예컨대, 말과 행동이 항상 정반대이며, 기업인으로서도, 공직자로서도 항상 도덕적 결함 투성이었던 전과 십수범을 국가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앉힌 것은, 두 번째 기회의 너그러움이 아니라 어리석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기회가 고국 사회에도 널리 허용되었으면 하는 필자의 의도가, 오독(誤讀)으로 인해, 절대로 다시 기회가 주어져서는 안되는 이들에게까지 기회를 주는 빌미가 될까 염려되어 몇 자 더했다. 마침 시기적으로 “다시” 기회를 달라고 할 사람들이 많을 때니까.
1. Tea Time 2

시간은 바야흐로 4시를 향해 가고, 우리는 자리를 식탁으로 옮겨 주린 배를 채우기로 했습니다. 사실 제목과 같은 tea time은 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였고, 다른 사람들은 라면 타임이었지요. 거만이님은 컵라면은 싫다면서 계속 차만 마셨습니다.

차와 라면의 앙상블 속에서 가벼운 신변잡기가 오갔습니다. 가장 민감할 듯한 나이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삑사리님 내외분은 4살 터울이시더군요. 다른 사람들이 잠깐의 놀라움 속에 빠져있을 때, (어떤 의미의 놀라움이었을까나? ^^;) 삑사리 부인님이 신혼여행 에피소드를 들려주시더군요. 나이에 얽힌 약간의 억울함이 담긴 사연이었다나요. 핫핫~ 동갑내기 연인을 두고 있는 저로서는 살짝 부럽~ (퍼억~!!!)

신혼여행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아직 싱글이신 거만이님의 여자관계(?)로 이어졌습니다. 자세한 것은 후기에서 말할 수 없는 내용이지만, 그의 연애관(?)의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게 되더군요. 따라서(!) 곧 저처럼 좋은 연인을 만나시게 될 거라 믿습니다. 크핫핫~

다음 게임을 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견해들이 오갔습니다. 일단 장중한 게임을 한 직후였기 때문에 가벼운 게임을 하자는 공감대는 형성되었지만, 그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플로렌스의 제후], [푸에르토 리코] 등이 거론되었으니까 말이지요. 무서운 분들….

결국 이어지는 게임으로 레오 콜로비니와 부르노 파이두티의 [바방크]가 선택되었습니다.


모처럼 마음껏 웃으며 즐거웠던 시간. 욕심 같아서는 매주 모시고 싶지만, 다들 사정이 여의치 않으니 어렵겠지요. 다시 기회가 되면, 더 멋진 게임을 찾아내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5. 십자군의 이름으로

개인적으로 전쟁에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교육기관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 역사를 읽어내는 코드로 전쟁만큼 흥미로운 것도 드물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십자군 전쟁이라는 장대한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느라 다소 기력을 소모한 멤버들은 기력 재충전을 위해 식탁으로 자리를 잠시 옮겼습니다.

3. Tea time

자연스럽게 멤버들의 자리는 식탁으로 옮겨졌고, 과일과 차를 마시면서 서로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첫 이야기의 주인공은 거만이님. 여기가 본래 서울에 일자리를 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파트인 탓에 저녁시간의 버스는 항상 만차(滿車)인데, 거기에 터널 공사까지 겹쳐서 곤욕을 치렀다고 하더군요.



시계는 어느덧 새벽 2시를 향해갔지만,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는 더욱 몰입할 게임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꺼내든 게임은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