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1 - [Boardgame/Train Game (18xx)] - [다시 보기] 1825 Unit 3 - Part 1

3. 게임 특징

2인 게임이다보니 등장하는 회사의 수가 적고, 배경이 되는 지도가 아담합니다. 사기업이 3개, 대형 주식회사가 3개, 소형 주식회사가 3개 등장합니다.

3개의 사기업 가운데 2개는 게임 시작할 때 임의로 분배하므로, 3개의 사기업을 독식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세 번재 사기업부터 구매 대상이 되는데, 이 가격이 대형 주식회사의 경영자 주식 가격(일반 주식의 2배)에 해당하므로, 사기업 2개를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불리할 것도 없더군요. 사기업은 매 경영 회전(Operation Round)마다 일정 수익을 벌어다 주는 것 외엔 특이점은 없습니다. 게임이 진행되면서 폐쇄되는 것도 아니고, 대형 주식회사에 인수되지도 않습니다. 아무래도 사기업을 적게 가진 게임 참가자는 게임을 빨리 끝내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아야 하겠군요.

회사는 총 주식의 60%가 팔려야 출범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18XX 시리즈와 같습니다만, 한 사람이 보유할 수 있는 한 회사의 주식 한계가 없습니다. (1830 기준 60%) 내키기만 하다면 100% 사들여서 사기업처럼 굴릴 수도 있습니다.

등장하는 회사들도 순서가 있습니다. 후반기에 등장하는 소형 주식회사들은 기지 정류장(Base Staion)을 추가로 지을 수가 없지만, 특수 열차들을 출범과 동시에 소유하게 되기 때문에, 기존 회사들이 깔아놓은 선로를 잘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인 게임에서 후반에 등장하는 회사마저 기존 회사와 같은 방식으로 주식 거래하는 건 번잡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는지, 이 회사들의 증서는 단 넉 장 뿐입니다. 40%짜리 경영자 주식 증서 한 장과 20%짜리 일반 주식 증서 석 장씩. 이들 회사들의 출발 장소가 지도에 명기되어있지 않아서 잠시 헤맸었는데, 추가 지도 조각(!)이 동봉되어있더군요. 단일 게임에서도 조립형 보드를 제공하는 게임입니다.

주식 시장은 1차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오르거나 내리거나 하는 것이 직선으로만 되어 있습니다. (다른 18XX의 상당수는 2차원적으로 되어있어서, 시세표 상에서 상하좌우의 이동이 발생합니다.) 1825년이 배경이다보니 아무래도 1870년의 나름대로 고도화된 주식 시장과 동일한 시장을 갖는다는 것이 다소 모순된 것이겠지요. 또한 주식 거래 회전 때는 주식의 시세가 변하지 않습니다. 오직 경영 수익을 배당했느냐, 배당하지 않았느냐에 따라 주식 시세가 변합니다.

이렇게 보면 기존 18XX에 비해 오직 규칙들을 빼기만 한 것 같지만, 더한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배당금의 액수에 따라 주식 시세의 변동폭이 정해진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시리즈들이 배당하면 한 칸 상승, 배당하지 않으면 한 칸 하락, 거기에 조금 더 추가한 게임들은, 수익의 반만 배당하면서 시세를 유지했지만, 1825에서는 배당금이 많으면 그만큼 시세 상승폭이 커집니다. 현재 주식 시세를 기준으로 2배 이상의 금액을 배당하면 2칸, 3배 이상의 금액을 배당하면 3칸 상승하는 식입니다. 이 때문에 자금 축적을 위해 수 차례 배당을 하지 않다가도, 한 번의 거액 배당으로 시세를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열차의 등장으로 구분되는 단계는 총 3단계. 각각의 단계는 3짜리 열차, 5짜리 열차가 팔리면서 열리는데, 5짜리 열차가 팔리면서 열리는 제3단계는 조금 독특합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18XX에서 열차의 구매는 순차적입니다. 한 번에 두 종류의 열차가 구매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지요. 1825도 제1, 제2단계에서의 열차구매는 이와 같지만, 제3단계가 열리면 모든 열차가 구매 가능해집니다. 이 때 등장하는 U3, 3T와 같은 특수 열차를 이용하면 독특한 전략의 구상도 가능해집니다.

정리하면, 1825는 다른 시리즈에 비해 규칙이 많이 간소화되었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2인 게임의 특수성이기도 하겠고, 배경이 되는 1825년의 주식 시장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덕분에 게임 내내 규칙서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규칙 적용 여부를 파악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거의 없습니다. 그저 타일 향상 흐름도(Tile-upgrade flow chart)정도만 가끔 쳐다보면 됩니다.
드디어, 숙원사업 하나를 풀었습니다. 아내와 1825 Unit 3을 돌려본 것이지요.

아아~ 가슴 벅찬 감동이, 게임을 중단한 지 6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비록 첫 플레이인데다, 오리지널 구성물로만 게임을 돌린터라, 시간 지연이 꽤 되었습니다. 게임 박스에는 2~4시간이 소요된다고 적혀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첫 게임에 그런 스피드(!)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BGG에서도 소요시간 때문에 불만 아닌 불만을 토로한 사람이 있더군요. 자기는 4.5시간 걸렸는데, 아무리 첫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도저히 2시간대에 게임을 마칠 수는 없을 것 같다면서...

사실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 참가자의 초기 자금 액수를 늘리면, 게임 시간이 짧아진다고 설명되어있더군요. 어쨌거나 저희도 새벽 2시 경에 펼치기 시작한 게임을 6시가 되어서 중단했습니다. 물론 규칙서를 다시 익히느라 실질적 게임 시작 시각은 4시 경이었습니다만, 그다지 짧은 게임은 아니지요.



그 밖에 다른 구성물들도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크게 아쉽지도 않은 수준입니다. 아무래도 Mayfair나 JKLM, Hans im Glück에서 만든 게임들보다는 좀 열악합니다만, 대부분의 18XX들이 개인 출판물임을 감안할 때는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