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동그랑땡의 재료를 가지고 만두를 만들어 먹었다. 아내는 본인더러 만두피를 사가지고 오라고 했지만, 동네 가게 한번 다녀오려고 해도, 걸어서 다녀오려면 상당한 거리인 우리 집. 그래서 귀찮은 나머지 직접 반죽을 했다. 참고로 우리 집은 아파트 각 항목점수에서 대부분은 평균에 해당하고, 편의성이 평균보다 약간 아래이다. 자연 환경만 평균보다 아주 높은 수치로 상회하고 있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매일매일에 싫증을 느낀 아내가 팔을 걷어부쳤다. 무위도식하는 본인으로서는 아내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것이 못내 미안해서 계속 매식을 권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아내로 하여금 미안함을 느끼게 한 모양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 우리 집이다.)


억지로 감정을 봉합하고 동그랑땡을 먹기는 했지만, 서로 가슴 한 구석에 상처를 하나씩 새긴 것 같아 안타깝다.
간만에 실력발휘 하겠다며 팔을 걷어부친 아내. 얼른 카메라 가져오라길래 몇 컷 찍었다.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살을 빼야 하는데, 이런 여건은 정말이지 악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