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동그랑땡의 재료를 가지고 만두를 만들어 먹었다. 아내는 본인더러 만두피를 사가지고 오라고 했지만, 동네 가게 한번 다녀오려고 해도, 걸어서 다녀오려면 상당한 거리인 우리 집. 그래서 귀찮은 나머지 직접 반죽을 했다. 참고로 우리 집은 아파트 각 항목점수에서 대부분은 평균에 해당하고, 편의성이 평균보다 약간 아래이다. 자연 환경만 평균보다 아주 높은 수치로 상회하고 있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매일매일에 싫증을 느낀 아내가 팔을 걷어부쳤다. 무위도식하는 본인으로서는 아내가 부엌에서 요리하는 것이 못내 미안해서 계속 매식을 권하고 있었는데, 그게 오히려 아내로 하여금 미안함을 느끼게 한 모양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 벌어지는 우리 집이다.)


억지로 감정을 봉합하고 동그랑땡을 먹기는 했지만, 서로 가슴 한 구석에 상처를 하나씩 새긴 것 같아 안타깝다.
1. 신년 들어 일기를 매일 쓰려고 했지만, 그것도 보통의 노력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특히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 같을 요즘의 나날 속에서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5. 어쨌든 지금 아그리콜라로라도 다시금 보드게임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 아내에게 일말의 희망을 걸어본다.
(part 1에서 계속)



겨우 세 게임을 했을 뿐인데, 오후 2시 30분 경부터 새벽 3시 30분 경까지, 거의 13시간을 보낸 이 날의 모임이었다. 게임을 마치고 반 시간 정도의 담화를 끝으로 모두들 귀가를 했다.
본디 예정에 없던 모임이었다. 그리고 모임 개최가 결정된 직후에는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모임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예정에도 없던 대규모 모임은, 단 2명만 찾아온 조촐한 모임이 되어버렸다. 한동안 번잡함에 피로를 호소하던 아내나 본인로서는 어쩌면 더 없이 반가운 상황.

단골 손님인 전심님과 사탕발림님이 찾아와서 오후 2시 경부터 이튿날 새벽 4시까지 비교적 심도 있는 게임들로 모임을 가졌다. 4인이서만 할 수 있는 깊은 전략 게임의 향취 속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했던 시간들.

(이 날은 본인이 사진을 찍을 틈도 없이 게임에 몰입해 있었기 때문에, 모든 사진은 전심님이 촬영한 것으로 대신한다.)

(이후 기록은 part 2에서)
아내와 점심식사를 하러 광주-성남 경계점에 있는 칼국수 집을 찾았다. 최근에 찾은 맛집으로 만두 맛이 일품이라 아내와 종종 찾아가는 편인다. 만두가 일전에 장모님이 빚어주신 만두와 비슷한 맛이라, 아내도 마음에 들어한다.

386 지방도를 통해 귀가하다가 문득 아내가 이런 말을 했다.

"장지 사거리 근방에 저게 사당처럼 보이는데, 왜 저렇게 문을 항상 잠궈둘까?"

뚜렷하게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서 얼버무렸지만,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의문이 꼬리를 물고 머리 속을 메운다.

금지하는 것 외엔 모두 허용하는 사회와 허용하는 것 외엔 모두 금지하는 사회.

일견 비슷해보이지만, 저 둘 사이에는 엄청난 간격이 있다. 예측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후자는 전자에 비해 예측 가능성이 훨씬 높다. 따라서, 관리자의 입장에선 후자를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얄궂게도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지는 않다.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그러한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는 전자에 비해, 후자는 너무나 무기력해보인다.

전형적인 후자에 속하는 한국. 그리고 차근차근 다가오는 재앙의 그림자들. 위기가 닥치면, 대안 마련보다 당장의 비난을 면할 변명거리부터 찾고, 말도 안되는 논리로 마구 우겨대다보면 책임을 면하게 되는 우리 사회.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관리형 닫힌 사회. 21세기 한국의 현실은 역사의 교훈 따위는 조작된 경제 논리 앞에 무참하게 짓밟혀버린다. 아아...
이전부터 연락이 되었던 MANN님과 Mu(움라우트이므로 뮤...가 아니고 뮈...에 가까운 발음임)님이 방문을 했다. 그리고, 딸 사진 때문에 회사를 거른(?) 민샤 내외분도 찾아왔고, 저녁에는 전심님과 사탕발림님까지 찾아와서, 평일로서는 드물게 대규모 모임을 가지게 되었다.



새벽 1시 경, 모든 걸 마치고 각자 귀가하면서 이 날 모임을 마감했다.
간만에 실력발휘 하겠다며 팔을 걷어부친 아내. 얼른 카메라 가져오라길래 몇 컷 찍었다.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살을 빼야 하는데, 이런 여건은 정말이지 악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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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마친 아그리콜라 한글화에 힘입어, 아내와 2인 게임으로 연거푸 2회 게임을 진행했다.

아내도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게임이었고, 일요일에 했던 게임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던지라, 흔쾌히 응해주었다.


이 날 게임에서 중요한 오류가 있었는데, 바로 가축의 수용능력이다. 집과 축사에는 1마리, 울타리가 쳐진 목장에는 1면 당 2마리, 목장 내 축사가 있으면 1면 당 4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데, 이날 게임에서는 축사가 없는 목장의 경우 1면 당 1마리, 축사가 있으면 1면 당 2마리로 제한한 것이다. 이 오류에 피해를 본 것은 축산업에 집중한 아내. 아내는 수용능력의 한계 때문에 불필요하게 가축들을 도축했어야만 했고, 이로 인해 해당 가축의 번식에도 제한을 계속 받게 되었다. 이로 인해 손해를 본 점수가 대략 4점 가량되었으니, 오류를 보정한 게임의 최종 점수는 46대 47점으로 역전이 되고 만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내는 무척이나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껄껄 웃었다고 한다.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