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온천 여행을 계획했다. 아내에게 여행 계획의 전부를 맡겼는데, 아내가 찾아낸 곳들은 가격만 높고,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본인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후보지는 두 곳으로 압축되었다. 백암온천단양.

전자는 2인 기준으로, 조식과 온천을 포함하여 1박에 7만 7천원(평일 기준)이었고, 후자는 조식과 수영장을 포함하여 1박에 8만 6천원. 그리고 1명 추가시 각각 1만원과 1만 6천원. 아무래도 가격적인 잇점은 전자가 더 있지만, 거리가 경북 울진이라, 8시간 이상 운전을 해야 한다는 난제를 안고 있다. 어쨌거나, 둘 다 어느정도 이점이 있기에 이 가운데 택일하기로 했다.

그리고, 역시 여행은 여럿이 떠나는 재미가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친구들 몇몇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모두 여의치 않았다. 하루 종일 전화를 붙잡고 연락을 취해봐도 같이 여행을 갈 친구를 찾을 수 없었다. 아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득 스무살 무렵에 그렇게 본인과 함께 여행하기를 희망했던 친구들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불과 십여년 전의 일인데, 이제는 가족과 직장에 치여서 얼굴조차 보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으니...

어쩌면, 그동안 폐쇄적인 삶을 살아온 본인의 현주소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까지 하다. 일단 한 친구가 다음 주 금-토에 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기다려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