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도착한 첫날부터 사고가 터졌다. 본래 여행이라는 것이 예기치 않은 요소들의 연속이고, 또 그것이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기도 하겠거니와, 본인에게 있어서 이제 PC는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필수 기기이며, 이번 여행에서도 디지털 사진들의 백업과 각종 정보 수집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기대해야 하는 것인데, 이 기기의 액정이 깨어져버린 것이다. 흘흘~

약 1/4만 정상 작동하고 있는 액정을 통해 LA에 있는 애플스토어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알아내었고, 서투른 영어로 수리 예약을 걸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찾아가서 상담을 받은 결과... 무려 800달러라는 수리비가 든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마저도 텍사스에 있는 공장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약 1주일이 소요된다는 말까지 겯들여져서 그야말로 본인을 패닉상태로 만들어버렸다.

결국 miniDVI-Video 포트와 3.5파이-스테레오 콤포지트로 변환해주는 잭을 구매해서 모텔에 있는 TV에 연결하는 것으로 간신히 PC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간혹 전혀 input인식이 안되는 TV들을 만나 고생하기는 해도, 아직까지 사진들 백업과 정보 수집을 할 수 있으니 불행중 다행이랄까...

집떠나면 고생이라지만, 그래도 그 와중에서도 소싯적에 많이 들어왔던 위기관리 능력이 아직 조금은 남아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놀라고 있다. 물론 이전과는 달리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 때문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