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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소개] Portrayal
Protrayal(묘사)라는 게임은 주어진 그림에 대한 묘사를 듣고 그림을
그리는 게임입니다.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묘사를 하고, 그림을 그렸는지를 평가하여 승자를 가리지요. 일견 픽셔너리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픽셔너리가 언어→그림→언어의 구조라면, [묘사]는 그림→언어→그림이라는 차이가 있겠네요. 아무래도 이 구조적인
차이 때문에, 더 구체적인 능력(언어 능력, 분석 및 해석 능력, 표현 능력 등)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인원이 좀 더 경쟁적으로 게임에 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런 요소들은 교육적 활용의 측면에서도 고려해봄직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제작자도 그러한 부분을 염두에 두었더군요.
[구성물]
구성물은 간단합니다. 10면체 주사위,
120여장의 그림 카드와 그보다 훨씬 많은 채점지들, 그리고 필기구와 제한시간 체크용 전자기기가 구성물의 전부입니다. 하지만,
워낙 카드와 채점지가 많아서 게임 자체는 묵직합니다. 제한 시간 체크용 전자기기에는 수은전지가 들어가며, 2가지 모드가 있는 것
같은 데, 둘 중 하나는 1분 30초짜리더군요.
[출처: 보드게임긱(http://www.boardgamegeek.com/image/134573)]
[진행]
게임은 묘사자와 예술가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매 회전마다 한 명씩 묘사자를 번갈아가며 맡습니다.
묘사자는 그림과 평가 항목이 적힌 카드를 한 장 받습니다. 물론 평가 항목은 가려주는 봉투에 넣은 채로 말이죠. 이 그림은 묘사자만 볼 수 있고, 채점이 끝날 때까지도 다른 사람은 볼 수 없습니다.
[출처: www.braincog.com]
제한시간 카운터를 누르면 빨간 불이 들어오는데, 이 때부터 묘사자는 열심히 받은 그림을 설명하고, 예술가들은 그 설명에 따라 그림을 그립니다.
제한 시간이 절반 정도 남으면 삐~ 소리가 한번 나고, 완전히 종료되면 삐삑~소리가 2~3회 울린 후 끝이 납니다.
제한 시간이 지나면,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채점지를 넘깁니다. 채점지에는 1~10번까지 항목이 있고, Y/N 항목에 표시를 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묘사자는 그림카드의 봉투를 벗기고 채점항목을 차근차근 읽어내려갑니다. 총 10개의 항목이 있으며, 이 중 한 가지는 ‘골든 크리테리아’라고 해서 가산점을 주는 항목이 됩니다. 이는 10면체 주사위를 굴려서 정하게 되지요.
각 항목별로 Yes에 체크를 하면 1점씩, 골든 크리테리아의 경우 3점을 획득합니다. 묘사자의 경우 Yes를 체크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존재하면 해당 항목에 대해 1점씩 획득합니다.
모두가 동일 횟수로 묘사자를 맡게 되면, 게임이 끝이 납니다. 몇 번씩 묘사자를 맡게 될지는 참가자들이 정하는 겁니다. 끝난 시점에서 총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자가 됩니다.
[즐거움]
지난 설에 가볍게 맛보기로 돌려봤습니다. 제가 규칙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상태로 돌렸기 때문에 다소간의 어색함은 있었지만, 그래도 게임에서의 즐거움을 예상하기엔 충분했습니다.
우선 그림과 제목이 유쾌합니다. 적절한 패러디와 우화적인 그림들만으로 충분히 즐겁습니다.
또
한, 그림을 통해서 묘사해내야 하는 항목들이 꽤나 의외성을 띄고 있습니다. 가령, 주사바늘이 안테나보다 더 높아야 한다든지,
얼굴크기가 책보다 더 커야 한다든지 하는 등의 항목들은, 나중에 충분히 폭소를 유발시킬 것 같습니다. 알고 나면 나중에 긴장을
하겠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또 채점항목이 작렬하면 다시 폭소가 터지는 것이겠지요.
아울러 시간 제한이라는 요소 때문에 긴장감이 상당합니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추상화가가 되는 동질감을 주는 것도 시간 제한이라는 요소 때문일 겁니다.
그
리고 채점이 다 끝나기 전까지는 원본 그림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도 폭소 유발 요소입니다. 상상력을 끝까지 끌어낸 시점에서
공개되는 원본 그림! 그림판에 그려진 추상화가 원본그림에 두 사람(묘사자+예술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결과라는 사실에 박장대소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그렇듯, 의외성이 클수록 폭소 역시 정비례하는 법이지요.
[총평]
이러한 게임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시스템 그 자체보다 즐기는 참가자에 의해 게임의 재미가 결정됩니다. 즐겁게 웃음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에게는 더없는 엔돌핀 생성제가 될 테지만, 무미건조한 참가자들에겐 어려운 게임이 되겠지요.
이
게임의 규칙서를 읽으면서 머릿속을 스친 것이 바로 교육적 활용입니다. 놀이문화가 부박한 한국 사회에서 연령과 성별을 초월하고,
그들이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교육소재를 찾기가 꽤나 어려운데요. 이 게임은 꽤 괜찮은 대안이 될 것 같다는 겁니다. 제작사도
이를 인식하고 홍보에 활용하려는 듯이, 홈페이지에 학급에서의 활용 방안 자료를 올려두었더군요. 학년과 과목별로 기대효과와 토의
주제 및 방식 등을 상세히 적어두었습니다. 역시 맨 마지막에 교육할인도 있다는 문구를 잊지 않았구요.
처음 진행하다보면 대부분 추상화를 그리게 된다는 단점은 좀 있습니다만, 결국 득점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하고 나면 약간씩 그림들은 개선이 될 것 같습니다. 즐거움과 미술에 대한 동기 유발적 효과도 있겠군요.
여
담이지만, 토익시험의 L/C를 보면, 그림에 적합/부적합한 문구를 선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짧은
시간동안 핵심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유추하는 능력인데, 이 게임은 그러한 능력과도 연관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암튼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진주를 찾은 기분입니다. 인원 제한도 없고, 연령제한도 비교적 너그러우니, 자녀들이 있는 집안에서 꽤 의미있는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설 특선 추상화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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