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14 - [Boardgame] - Essen Spiel '08 구매 목록
현재는 구매 목록에서 벗어나 있으며, Essen에서 한번 게임을 해볼 생각인 게임들의 리스트들이다.

1. Cavum (W.Kramer & R.Ulrich)
수많은 명작들을 양산했던 두 콤비의 재결합(?) 작품이다. 메이저 퍼블리셔가 아니라는 점이 좀 걸려서 구매목록에선 빠졌지만, 한번 게임을 해볼 생각이다.

2. Flussfieber (2F Spiele, Friedmann Friese)
브레멘에 살고 있는 녹색머리 아저씨의 신작이다. 가볍고 빠른 느낌의 레이싱게임이라는데, 이 아저씨의 게임은 안해보면 항상 아쉬움과 궁금함을 남기므로 한번은 꼭 해볼 생각이다. 내일이나 모레 쯤 브레멘에 다녀올 생각인데, 만나긴 어렵겠지? 참고로 다음 화요일에 브레멘에서 이 게임의 런칭 파티를 한다고 한다. 흘흘...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쉽게도 참석은 불가...

3. Dominion (Hans im Glück, Donald X. Vaccarino)

4. Confucius (JKLM, Alan Paull)
이번 에센에는 유난히 동양 테마의 게임들이 눈에 많이 띈다. 소재 고갈에 따른 건지, 아니면 동양 시장을 겨냥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반가운 일이다. 공자의 이름을 내건 이 게임은 정치 게임이라고 한다. JKLM에서 준비한 신작가운데는 유일하게 눈에 들어와서 한번 해볼 생각이다.

5. Rise of Nations (Phalanx, Martin Wallace)
이번 에센에 나올지는 확신할 수 없는 게임이다. 팔랑스에서 이번에 신작 발표가 꽤 있고, 마틴 월래스 역시 트리 프로그 신작 2개로 좀 바빴을텐데... 어쨌거나, 동명의 PC게임을 무척이나 즐겁게 했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게임이다.

6. Monuments - Wonders of Antiquity (Mayfair, Stefan Risthaus)
테마가 관심을 끄는 게임. 역시 에센에 출품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한다.

7. Roll Through the Ages (Gryphon, Matt Leacock)
체코보드게임회사에서 처음 출시한 이후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Through the Ages와 제목도, 상자 외관도 매우 흡사한 폰트를 사용하여 혼란스러웠지만, 사실 별로 유사점은 없다고 한다. 그래도 주사위를 사용하는 문명게임이라는 점이 충분히 흥미를 끈다.

8. Municipium

9. Im Schutze der Burg (Eggert Spiele, Inka Brand)

10. History of the Roman Empire

11. Diamonds Club (Ravensburger, Rüdiger Dorn)

12. Krakow 1325AD

13. One More Barrel

14. Battle of Napoleon (Phalanx)

15. #58 (Winsome)

16. Conflict of Heroes (Phalanx)

17. Constantinopolis (FFG)

18. Der Schwarm (Kosmos, M.Kiesing & W.Kramer)



곧 에센 보드게임 박람회가 열린다. 개인적으로 첫 박람회 관전인지라 설레이는 마음 가득이다. 환율이 널뛰는 바람에 게임 구매는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게임쟁이의 마음이 어디 가겠는가! 며칠 긱을 뒤적거리며 대충 구매 목록과 관심 목록을 추려보았다.

- 구매 목록 -
1. Le Havre (Lookout, Uwe Rosenburg) - 선주문 완료!
콩 아저씨로 유명한 우베씨가 메가 히트작 아그리콜라에 힘입어 다시 카드 게임이 아닌 보드게임으로 후속작을 내어놓았다.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미리 이메일로 선주문을 넣어두었다. 참고로, 제목인 Le Havre는 프랑스의 북서해안에 위치한 지명이다.

2. After the Flood (Warfrog, Martin Wallace)
트리프로그 라인의 제작을 선언한 마틴 월래스의 트리프로그 2번작. 오래전에 선주문했던 1번이 우여곡절을 겪고도 아직 내 품으로 오지 못했지만, 어쨌든 매번 한정 수량(각 1500개)만 찍어내겠다고 발표한지라, 어리버리 소장목록에 들어갔다. 하긴 이 아저씨 작품은 아직 실망한 적이 없으니... 참고로 1번인 Tinners' Trail은 품절되어서, 다른 출판사를 통해 재판에 들어갔다. 게임 난이도에 대한 언급이 꽤 기대(?)하게 만든다. It's not a simple game, so don't go expecting another Tinners' Trail. This one will make you head hurt.

3. Steel Driver (Warfrog, Martin Wallace)
마찬가지로 트리프로그 라인 3번이다. 예정보다 서둘러서 에센에 가까스로 출품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난이도는 1번인 Tinners' Trail보다 쉬운 3~6인 철도 게임.
참고로 홈페이지의 소개(http://www.warfroggames.com/Treefrog%20Line.html)에 의하면, 이 시리즈는 모든 구성물이 목재이며, 카드나, 카운터, 플라스틱 부품들은 일절 포함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글화 하기 힘들겠다. 쿨럭~ 현재 발표된 3개 시리즈 외에 2인 전용 전쟁게임인 Waterloo가 내년 1월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매년 이러한 패턴으로, 다인 게임, 3인 전용 게임, 2인 전용 전쟁게임, 그리고 열차 게임을 제작할 것이고, 이것이 최하 5년간 계속 될 것이라고 한다. (즉, 20개... 쿨럭) 이후 발표할 게임들은 다음과 같단다.
Automobile - business game for three to five players set in America during the early days of the car industry.
God's Playground - three player game only set in Poland. Covers period from around 1400 to 1795.

4. Sylla (Ystari, Dominique Ehrhard) - 선주문 완료!
이스타리의 신작이다. YS와 Caylus등 굵직한 게임을 계속 냈고, 모두가 수작들인 라인업인지라, 자연스럽게 추가된 게임. 이번 에센 기념으로 한정생산한 금속 동전 판을 내놓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선주문 금액을 입금... -_-;;;;

5. Der Name der Rose (Ravensburger, Stefan Feld)
Queen의 Roma, 그리고 저 유명한 Alea의 10, 11, 12번을 연속으로 디자인한 슈테판 펠트의 신작. 게다가 움베르트 에코의 베스트셀러 이름을 달고 나오는 추리게임! 기대되는 디자이너, 더욱 기대되는 테마와 제목 덕분에 단박에 리스트에 추가되었다. 참고로 Days of Wonder에서도 이 이름을 쓰고자 했으나, 거절당하는 바람에 "Mystery of the abbey"라는 제목으로 변경되었다고 하는데, 과연 이 게임은 어떻길래 명명권을 손에 쥘 수 있었을까나...

6. Space Alret (Czech Board Game, Vladimir Chvatil) - 선주문 완료!
재작년인가에 "Through the Ages"라는 제목의 게임을 들고 나와 모두를 경악하게 만든 신생회사와 디자이너. 그 두 조합과 기존 게임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는 긱에서의 평점. 망설이다가 결국 당시 Through the Ages가 오랜 품절과 늦어진 재판 덕분에 오랫동안 게이머들에게 성배의 지위를 누렸다는 점 덕분에 선주문을 넣었다. 덕분에 그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해당 회사의 나머지 게임들까지 함께 선주문하는 치명상(?)을 입었다.

7. Galaxy Trucker + Exp. / League of six + Exp. (Czech Board Game) - 선주문 완료!
Space Alert 선주문하러 들어갔다가, 착한 가격(?)에 함께 팔길래 그만... 쿨럭~. 그래도 게임성에 대한 평들이 꽤 좋은 편이라 기대하고 있다.

8. Auf der schwaebschen Eisenbohn (Lookout, Hanno Girke)
룩아웃에서 나오는 또하나의 콩 시리즈. 당연히 추가... (그런데 콩 확장은 아직 한번도 못해봤는데...)

9. Agricola Expansion (Lookout, Uwe Rosenburg)
확장이 장기인 우베씨의 확장 시리즈 시작을 예고하는 듯한 타이틀이지만, 어쩌겠는가... 메가 히트작의 첫 확장인데 눈 감을 수가 있겠는가?

10. Race for the Galaxy + Exp. (Rio Grande)
작년에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산후앙과 유사하다고 해서 외면하고 있었는데, 이후 평가가 예사롭지 않아서, 이번에 확장이 나오는 김에 구매하기로...

11. The princes of Machu Picchu (Rio Grande, Mac Gerdts)
Antike, Imperial 등 Rondel 시스템의 창시자로 알려진 맥 게어츠의 신작. 론델은 없지만, 꽤 재미있다는 평가가 많아서 추가!

12. Tales of Arabian Nights (Z-man, Eric Goldberg)
역시 게이머들에게 성배와 같은 게임이었던 아라비안 나이츠가 재판되어 돌아온다. 이거 8월 이전부터 나온다던 이야기가 많이 돌았는데, 계속 연기되었다. 이번 에센에는 나올런지... 일단 나온다면 구매!

13. Wabash Cannonball (Queen, Harry Wu)
초소량 생산에 뛰어난 게임성, 그리고 조악한 품질로 유명했던 Winsome의 명작이 재판으로 돌아온다. Winsome 부스와 붙어있던데, 일단 Winsome의 신작들 선착순 패키지를 구매하고 나면, 이건 할인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뛰어가야지!

14. Gulf, Mobile & Ohio / Preussische Ostbahn / Wabash cannonball exp. (Winsome)
뭐 외면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23일 오전 선착순이란다. 열심히 뛰어가야지.

가볍게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졌다. 관심목록은 추후에...
요즘 메신저에 들어가면 에센에서 게임 좀 구매해달라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예전에 독일에서 대량으로 구매했던 전적(?)이 있던지라, 부담없이 말씀하시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때와 지금은 상황이 좀 많이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일단 인터넷으로 몇 가지 주문만 하면, 포장/배송까지 다 해주는 쇼핑몰이 아니라, 제가 직접 에센에 가서 물건을 구매하고, 이를 제 거주지까지 가져온 다음, 포장과 배송을 직접 해야만 합니다. 아직 말도 잘 안 통하는 이국땅에서 이런 일들을 하는 것이 꽤 큰 부담이 됩니다. 게다가 제 것만으로 5~6개의 게임만 사들고 오는 여행과 지인들의 부탁을 들어드리기 위해 보따리 장사(?)가 되는 여행은 차이가 꽤 크겠지요. (여행 가방 하나로는 해결이 안될테니...)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실제 소요되는 비용이 상당합니다. 일단 에센까지 왕복하는 교통비, 체제비, 식비 및 기타 비용 등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입니다. 독일은 구 서독 지역과 구 동독 지역의 물가가 아직 꽤 차이나기 때문에, 구 동독 지역인 베를린에 거주하는 저로서는 구 서독 지역에서 손 꼽히는 경제도시에서 얼마나 비용이 들지 감도 잘 오지 않습니다. 사실 어제 옥토버 페스트 관람차 뮌헨에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왔습니다만, 그 잠깐 동안에도 그곳의 물가는 상당하더군요.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환율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가져온 유로화가 바닥난 저로서는 현재의 환율에 그대로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1730원을 상회하고 있고, 계속 상승 중인 유로화가 부담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생각하시는 비용보다 무척 비쌀 겁니다. 어쩌면,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하시는 것이 더 저렴할 수 있겠네요. 규모에서 차이가 있으니... 또한 제가 구하는 게임들이 한국에도 입고될 것들인지라, 그렇게 비싼 가격을 지불해가면서 구할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구요. 또한, 과거에 총대 메고도 욕을 먹었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그런 부담을 안고 싶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눈 질끈 감으려고 하는데, 마음이 약해서 그게 잘 될지는 모르겠네요. 몇 개 더 집어오는 게임들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가격 매겨서 올려보겠습니다만, 그 때 가면 또 뒷담화하시는 분들이 계실테니... 쩝~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네요.

P.S. 내가 썼지만, 무슨 내용인지 도통 모르겠네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이베이에 올리고 맘 편히 있는 게 더 낫겠다 싶기도 합니다만... -_-;
한국에서의 골치 아픈 일로부터 해방되고 싶어서, 한국을 떠났는데 환전할 때마다 한국의 불안한 정세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집 계약금(보증금) 납입을 위해 500유로를 인출했더니 한화로 무려 852,600원이 빠져나갔다. 1유로당 환율이 무려 1705.2원인 셈이다. 불과 얼마전 1570원대에 인출해던 기억이 있는데, 그 며칠 새 무려 130원 이상 오른 것이다.

누가 말했듯이 국가의 경제 기조가 매우 심약하다는 증거인가. 따지고 들면 복합적인 이유들이 다양하게 얽혀있겠지만, 집권초기부터 고환율 정책을 공공연하게 내세웠던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심한 역겨움을 느낀다.

내 경우는 몇 만원의 환차손에 불과하겠지만, 수출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은 지금 어떤 표정일까... 그곳에 남아있는 이들에게 잠시 위로의 마음을 가져본다.

p.s. 얼마전에 500유로 인출했을 때는 78~9만원 가량이 빠져나갔는데... 쿨럭~
서울에서 나고 자란 본인에게,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서울"은 그다지 피부에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서울보다는 경기도, 그것도 한촌인 광주에서 지낸 세월도 꽤 되어가는 요즘, 한국 특히 서울은 정글 그 자체로 다가온다. 아무도 나의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 생존을 위한 투쟁과 위협만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정글 말이다.

수요일에 새삼 내가 정글에 살고 있음을 실감케 한 사건이 발생했다.

고속터미널에서 잠원역까지는 지하철 한 정류장 거리. 택시로는 기본 요금 정도의 거리일 것이라는 판단 하에, 아내와 함께 택시에 몸을 실었다. 결과적으로는 기본요금을 한참 상회한 3,200원 정도의 요금이 나왔으니 나의 오판이라 하겠다.

그런데, 택시에 교통카드로 결재하는 기기가 있었다. 마침 지갑에 현찰이 바닥난 나로서는, 카드로 결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쾌재를 부르며, 본인의 교통신용카드를 단말기에 가져다 대었다.

약 10여초의 조회 시간이 흐르고, 조회가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뜨고 나서야, 택시에서 내린 본인. 그러나, 그로부터 약 20여분 뒤, 휴대전화에 결제에 관한 내역이 SMS로 도착했을 때에야 비로소 내가 사기를 당했음을 알게 되었다. 결제 금액은 3,200원이 아니라 4,400원이었던 것이다.

짐작컨대, 그 택시 운전 기사는, 내가 내린 뒤에도 미터기를 종료시키지 않고, 그대로 달린 것 같다. 뒤이어 탄 손님이 좀 일찍 타서 4,400원에 그쳤겠지만,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타지도 않은 택시 요금을 황당하게 물어야만 했는지도 모른다. 영수증도, 탑승했던 택시의 번호도, 운전기사의 이름조차도 확보하지 못한 나였기에, 어떤 방법으로도 이의신청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곳은 정글이다. 나의 안전보장을 그 누구도 해주지 않는다. 국가도, 법도, 도덕과 양심도 실종된 이곳에서, 끊임없는 의심과 확인, 점검만이 나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1,200원의 수업료로 깨달은 진실이다.
단교 충동 My diary(log) 2008. 7. 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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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게 My diary(log) 2008. 6. 27. 22:15
病(병)에게
조지훈(趙芝薰)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音階(음계)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
자네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자네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동안을 뉘우치게 되네

자네는 나에게 휴식을 권하고 生(생)의 畏敬(외경)을 가르치네
그러나 자네가 내귀에 속삭이는 것은 마냥 虛無(허무)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자네의
그 나직하고 무거운 음성을 듣는 것이 더없이 흐뭇하네

내 뜨거운 이마를 짚어 주는 자네의 손은 내 손보다 뜨겁네
자네 여윈 이마의 주름살은 내 이마보다도 눈물겨웁네.
나는 자네에게서 젊은 날의 초췌한 내 모습을 보고
좀더 성실하게 성실하게 하던
그날의 메아리를 듣는 것일세

生(생)에의 집착과 未練(미련)은 없어도 이 生(생)은
그지없이 아름답고
地獄(지옥)의 형벌이야 있다손 치더라도
죽는 것 그다지 두렵지 않노라면
자네는 몹시 화를 내었지

자네는 나의 정다운 벗, 그리고 내가 공경하는 친구
자네가 무슨 말을 해도 나는 노하지 않네
그렇지만 자네는 좀 이상한 성밀세
언짢은 표정이나 서운한 말 뜻이 서로 맞지 않을 때는
자네는 몇날 몇달을 쉬지 않고 나를 說服(설복)하려 들다가도
내가 가슴을 헤치고 자네에게 傾倒(경도)하면
그때사 자네는 나를 뿌리치고 떠나가네

잘 가게 이 친구
생각 내키거든 언제든지 찾아 주게나
차를 끓여 마시며 우리 다시 人生(인생)을 얘기해 보세그려
막상 떠나려고 하니, 일들이 많이 생기나 보다.

본래 만나기로 했던 친구는 독일에서 귀국 후 연락이 없고, 갑작스럽게 개인적 일들이 생긴 친구 둘이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 날까지 나를 찾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본인의 인생에서 두 번째로 미국을 찾아간다. 어느덧 강산이 거의 한번 바뀔 즈음이니 그곳도 변해있겠지. 그리고 잃어버린 넓은 가슴을 찾고, 다시금 세상을 향해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제 출발이다.
여러가지 고민거리가 많아서 심란하네요. 신경써야 할 일이 많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게 총알같이 지나갑니다.

덕분에 또 이곳은 잡초가 무성한 곳이 되어버리는군요. 에휴~ 매일 일기 쓰겠다고 했던 결심은 결국 2달을 못 채우고 흔들려버렸습니다.

30년 이상 몸 담고 있던 곳을 포기하고 떠난다는 것이 참 제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게다가 이 곳이 망조가 뚜렷하게 보인다는 점은, 저로 하여금 도망자의 심정으로 만드는군요.

그냥 착잡한 마음에 잠 못이루는 주말 저녁... 몇 글자 적어봅니다.

p.s. 16일에 출국합니다. 뭐 얼마 뒤 다시 돌아옵니다만, 그 땐 떠나는 것에 좀 익숙해지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