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 위에 그린 세상 - 3. 보드게이머 A씨의 하루

<프롤로그>

0-1. A씨는 보드게임을 좋아한다. 그래서 보드게이머이다. 프로게이머는 프로겠지만, 보드게이머는 보드가 아니다. -_-;


0-2. B씨는 PC게임을 좋아한다. 그래서 PC게이머이다. 프로게이머는 프로겠지만, PC게이머는 PC가 아니다. -_-;


1-1. A씨는 즐겨 찾는 보드게임 쇼핑몰에서 신작 출시 소식을 접했다. 그 신작의 가격은 8만원에서 1천원이 빠지는 금액

“음~ 이 회사의 구성물은 실하기로 유명하지. 그래. 이 회사 제품이라면 이 정도 금액은 타당해.”

그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신용카드를 긁었다. (카드가 가려웠나 보다. -_-;)


1-2. B씨는 즐겨 찾는 PC게임 사이트에서 신작 출시 소식을 접했다. 그 신작의 가격은 3만원에서 2천원이 빠지는 금액

“에이~ 뭐가 이렇게 비싸? 이 회사는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거야?”

그는 망설임 없이 와레즈를 뒤졌다.


2-1. A씨가 구입한 게임에는 두툼한 영문 설명서가 들어있었다. 구성물, 게임목적, 준비, 진행, 게임 종료, 점수 계산, 변형룰 등….

그는 망설임 없이 영한사전을 뒤져 번역을 시작했다. (영문 규칙이 들어있는 게 어디냐는 듯이…)


2-2. B씨가 다운받은 게임은, 원래 구입할 경우 조촐한 한글 설명서가 들어있다. 게임 사양, 조작방법 등…. 그리고 다운 받은 게임을 설치하고 나면, 파일로 된 전자 설명서를 읽겠느냐는 물음이 뜬다.

그는 망설임 없이 “아니오”를 클릭하고, 게임을 시작한다.


3-1. A씨가 구입한 게임에는 카드에 영문이 빼곡히 적혀있다. 토익 점수 900점을 상회하는 그에게 그 정도 영문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자기와 마주 앉아 게임을 돌리는 친구 C와 D를 떠올렸다. 친구C는 몰라도 친구D는 영문이라면 알러지를 일으키는 인물.

“그래. 게임은 함께 하는 거야.”

그는 망설임 없이 자와 칼, 풀을 동반한 한글화를 시작한다.


3-2. B씨가 구입한 게임은, 캐릭터들이 육성을 통해 게임을 진행한다. 정확한 영어 발음으로 진행되는 게임이지만, 한국의 게이머들을 위해 자막처리가 되어있다.

“에이~ 무슨 게임을 꼬부랑말을 들으면서 해? 이 회사는 더빙도 안해주나?”

그는 망설임 없이 “음성 음소거”를 클릭했다. -_-;


4-1. 마침내 A씨는 규칙 번역과 카드 한글화를 마쳤다. 게임이 하고 싶어진 그는, 전화로 친구 C와 D를 불렀다. 오늘은 다행히 그들이 시간이 비었나 보다.

한 시간 여를 기다리자 친구들이 도착했다. A씨는 자리에 앉아 게임을 준비하고(30분), 게임에 대해 설명을 했다. (30분) 게임을 하기로 맘 먹은지 두 시간만에 시작한 그들의 게임은 약 3시간 여의 플레이타임을 기록하고 끝이 났다. 그들은 지퍼백을 이용해 게임 구성물들을 차곡차곡 정리해서 집어넣었다. (10분) 도합 5시간 10분.


4-2. B씨는 오늘도 게임 생각이 나서 PC앞에 앉았다. B씨는 PC를 켜고 게임을 시작했다.(5분) 한 시간 여를 게임에 열중한 B씨. 슬슬 손가락이 아파질 무렵 그는 게임을 종료하고 PC를 껐다. (20초) 도합 1시간 5분 20초


5-1. A씨는 보드게임을 하면서 필요한 물건들을 둘러보고 있다. 그는 옥션에서 카지노 칩을, 방산시장에서 카드 슬리브를, 지물포점에서 무광 시트지를, 천원 하우스에서 구성물 보관용 플라스틱 함을, 팬시점에서 카드 보관용 종이박스를 구입했다.

그는 지금 문구점에서 구입한 아크릴로 다이스 타워를 손수 제작하고 있다.


5-2. 3개월 전 PC를 업그레이드 한 B씨. 그는 오늘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PC게임을 하고 있다.


6-1. 며칠 뒤 A씨는 즐겨 찾는 쇼핑몰에 새로운 신작이 입고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통장 잔고를 살핀 후, 한숨을 내쉰 A씨

그는 지금 커뮤니티 중고장터란에, 자신이 애써 한글화하고, 슬리브를 씌워서, 지퍼백으로 정리한 게임들을 팔려고 명단 정리 중이다. (구매 자금 마련을 위해…)


6-2. 며칠 뒤 B씨는 즐겨 찾는 PC게임 사이트에서 새로운 신작이 출시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가격을 살핀 후, 한바탕 투덜거린 B씨

그는 지금 와레즈를 열심히 뒤적이고 있다.


7-1. 지난 에센에서 새로운 게임이 소개되었음을 알고, 가슴 두근거렸던 A씨. 그러나, 그 게임의 출판사는 소량만을 출판하기로 유명한 회사였고, 발매 후 며칠 만에 품절되어 버려서 국내에 들어오지 못했다.

그는 지금 e-bay를 열심히 뒤적이고 있다.


7-2. 지난 E3쇼에서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었음을 알고 가슴 두근거렸던 B씨. 그러나, 그 게임 회사는 한국 패키지 게임 시장에서는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고 판단, 한국에서는 출시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해외 와레즈를 열심히 뒤적이고 있다.


<에필로그>
위에 적은 A씨는 제가 아닙니다. 물론 B씨도 아니구요. A씨는 주변에 열성적인 보드게이머를 모델로 삼아 가상으로 만든 인물이며, B씨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을 모델로 했습니다.

문득 생각이 든 사실이지만, 보드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보드게임은, 같은 게임이라는 점에서 항상 비교대상일 수 밖에 없는 PC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이며, 인원의 제한이 있으며, 언어의 장벽도 스스로 넘어야만 합니다. 그것도 번역과 포토샵질과 컬러프린팅 및 재단(?) 등의 엄청난 수고로움을 요구하는 한글화를 통해서 말이지요.

게다가, 게임을 돌리기 위해서는 규칙을 공부해야 합니다. 학창시절 선생님의 설명을 졸면서 들었던 사람조차도, 누군가가 게임을 설명할 때는 눈빛을 빛내며 듣습니다. 아니 심지어 스스로 규칙서를 하나하나 읽어가면서 게임을 공부하며, 때론 누군가에게 가르쳐야 할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해가 잘 안가는 규칙은 질문과 답변 게시판을 이용하거나, 게임 출판사 홈페이지의 FAQ를 뒤적거리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만 하는 보드게임인데도, 구매를 위해 망설임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지금껏 100개를 넘지 않는 저렴한(!) PC게임 구매 개수에 비해, 보드게임은 300개를 훌쩍 넘긴 저의 모습이, 결코 낯설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드게이머들은 유희를 위해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의 유희를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 속에서, 보드게이머들은 돋보이는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과의 만남이 즐겁고 유쾌한가 봅니다.

오늘도 저는 사람들과 만나 게임을 하게 되는 그 순간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보드 위에 그린 세상 2. 모래시계 편

 

문득 옛 향수에 젖어 에뮬게임을 찾아보았다. 유명한 에뮬레이터 사이트를 찾아 들어갔더니 이름만 대도 알만한, 8~90년대 오락실을 풍미했던 게임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것은 역시 슈팅게임이었다.

 

오락실 게임에서 콘솔 게임, 그리고 PC게임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게임이라면 단연 슈팅게임이다. 비행기 한 대가 종() 스크롤 화면 상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적들을 상대로 말도 안 되는 폭탄 세례를 퍼붓는 게임. 워낙 많은 슈팅 게임 타이틀들이 범람하다보니, 분명 비행기에 박힌 나사들까지 전부 다 총알로 쓴다고 해도 그만큼 쏟아내지는 못할 비현실적인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1942, 1943과 같은 현실적인 년도수를 제목으로 붙이기도 하고, F-14, F-16은 물론,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라는 F-22까지 등장시켜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보여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

 

일당백(一當百)도 모자라 일당천만 정도는 헤아려야 할 막강한 전투기를 통해, 현실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리는 효과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간간히 등장하는 중간보스, 또는 대()보스의 만만치 않은 맷집과 그리고 주인공의 폭탄세례에 버금가는, 아니 다른 적들은 등장해서 한 두 발 쏘고 사라지기에 더욱 깜짝 놀라게 되는 그들의 폭탄 세례에 긴장감 늦추지 않고 스틱을 잡고 있어야 하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필자의 경우는 대부분 세 번 째 보스를 넘기지 못하고 아쉽게 의자에서 일어나야 했지만, 간혹 경지에 오른 오락실의 터줏대감들은 물오른 곡예비행으로 모든 위기를 넘어가는 신기(神技)를 선보였고, 필자는 그 뒤에서 황홀한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곤 했다.

 

슈팅게임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그 자리를 차지한 게임이 바로 격투게임이다. 아직도 많은 코스튬플레이의 대상이 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격투게임은, 이제 2차원의 평면을 넘어 3차원의 세계로까지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슈팅게임의 경우, 경지에 오른 사람은 한번의 동전 투입으로 아예 끝까지 앉아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격투게임은 대전(對戰) 형식이기에 한 게임기로 두 사람의 돈을, 빨리는 1~2분 만에 재투입하게 만드는, 오락실 주인에겐 효자게임이었다.

 

그렇다면, 오락실의 효자, 슈팅게임과 격투게임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 게이머의 반사신경을 시험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날아오는 미사일에 기민하게 대처해야만 살아남는 슈팅게임이나, 상대방의 공격에 재빨리 방어하거나 대응공격을 해야하는 격투게임 모두 뛰어난 반사신경을 소유한 사람에게 유리한 것이니 말이다.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더 높은 정도의 위험을, 더 짧은 시간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는 것인 만큼, 반응 시간의 제한이라는 것은 두 게임에게 있어서 또 다른 필수적인 요소라 하겠다.

 

보드게임의 경우, 이와 같은 기민한 반사신경을 요구하는 게임이 있을까? 물론 있다. 수많은 보드게임 카페의 종(, bell)들을 골로 보냈던 전설의 게임 [할리갈리]가 바로 그 경우이다. 민첩한 손놀림에 너무 무게중심이 치우쳐있다고 판단했는지, 익스트림 버전에서는 종치는 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만들어버렸다. 오락실과 콘솔 게임으로 반사신경의 굵기를 키워온 사람들에게 아주 적격인 게임이라 생각한다. 종치기라는 유사성을 지닌 게임으로는, 참가자들을 모두 재래상인 판매 홍보원으로 만들어버리는 [피트]가 있다.

 

조금 더 두뇌활동의 영역을 키운 반사능력 테스트 게임으로는 [암스테르담의 상인]이 있다. 역경매라는 특이한 점을 도입한 이 게임은 원하는 가격까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다가 경매시계(Auction Clock)을 눌러야 하는데, 누르기 전까지의 상황은 보통의 경매게임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시계에 달려드는 경우 할리갈리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게임들은 보드게임에서 비주류이며 극소수에 해당한다. 현실에서도 이런 기민한 반사능력은 특정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다지 요구되지 않는 바, 현실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 보드게임 역시 그다지 많은 반사능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시간의 제한은 꽤 많은 부분에 적용된다. 아니, 시간 제한에 받는 영향이 크고 적은 차이가 있을 뿐, 시간 제한이 없는 일은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간 제한은 보드게임에서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그 답이 바로 모래시계이다.

 

모래는 고체적 특성과 액체적 특성을 함께 지니고 있다고 한다. 모래 내부에서는 고체적인 특성을, 모래가 흐르는 표면에서는 액체적인 특성은 지니고 있어, 모래가 많든 적든 일정한 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일정한 정도의 시간을 제한하는 데 있어 모래시계는 가장 최적의 선택이라 할 것이다. 모래시계가 그려내는 현실의 시간 제한은 다음과 같다.

 

1.       보드게임에 있어서 모래 시계는 대부분 장고(長考) 방지용이다. 바둑 경기에서 시간 재는 사람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하염없이 생각하기 시작하면 게임이 맥을 잃어버리는 경우, 대부분 모래시계가 등장한다. 루미큐브를 할 때, 숫자조합 생각하기도 바쁜데, 옆에서 모래시계가 하염없이 모래를 떨구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낀다. 원고마감시간에 쫓기는 작가나 기자의 경우, 루미큐브를 하고 있으면 비슷한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게임에서의 모래시계는 이들의 삶을 반영한 것이 아닐는지.

 

2.       모래시계의 또 다른 기능은 승자에 대한 우월적 지위의 보장이다. 특허권이 50년 동안 보장되는 것과 같은 이치. [리코셰 로봇]의 경우, 가장 먼저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모래시계를 돌린다. 그 모래시계가 다 떨어질 때까지 다른 사람이 더 좋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 그가 승리자가 된다. 하지만, 신기술을 내어놓은 기업이 더 나은 신기술을 다른 기업이 발명할까 노심초사하며 더욱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것처럼, 모래시계를 돌린 당사자 역시 보드판에서 눈을 떼고 있을 수는 없다. 모래시계가 보장하는 우월적 지위는 한시적인 것이며, 그 지위를 뺏기지 않으려면 스스로도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는 점은 현실의 그것과 같으니까.


3.       모래시계는 유한(有限)한 인간의 삶을 반영하기도 한다. 모래시계가 게임말인 [탐스크]의 경우,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면, 그 말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죽은 말이 된다.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기 전에 얼른 옆으로 옮기면서 돌려놔야 한다. 부지런히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더욱 긴 수명을 보장받는다는 것은 보드게임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의 진리이기도 하다. 날씨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침 저녁으로 부지런히 운동하고 있는 어르신들은 이미 탐스크의 진리를 깨달으신 분들이리라.


4.       얼마 전 항공회사 노조가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의 단체행동권은 법률로 보장된 것이며, 사용자와의 협상에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기술적인 행동이지만, 길어질 경우 여러가지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한다. 이에 정부는 일정한 정도의 협상 유예기간을 두어, 만일 그 기간동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공권력을 투입할 것임을 예고한다. 이러한 종류의 시간제한은 보드게임으로 구현되지 않았을까? [드래곤의 황금]에 사용된 모래시계가 바로 그러한 용도이다. 조금이라도 보물획득에 공헌한 사람은 보물배분을 위한 협상에 참여할 수 있으나, 만일 주어진 시간 동안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아무도 보물을 가져올 수 없다. 현실과 유일한 차이점은, 현실에서는 제3자가 유예기간동안 당사자의 협상이 타결되기를 바라지만, 게임에서는 결렬되기를 바란다는 점.

 

어쩌면 현실의 시간제한이 지긋지긋한 사람들은, 시간제한이 있는 게임은 피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을 통해 현실 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들이라면, 모래시계가 있는 게임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실은 날아오는 총탄을 피하는 기민한 반사능력보다는 모래시계의 제한에 대한 적응능력이 훨씬 많이 필요하므로.


(모든 사진들은 다이브다이스의 상품소개 및 에뮬랜드의 화면캡쳐를 이용했습니다.)

[K] 보드 위에 그린 세상 ? 1. 쿼리도(Quoridor) 편
 
[구성 및 게임 요령]

게임은 단순함의 극치라 할 수 있다. 9*9의 격자판과 2개의 말, 2칸을 막을 수 있는 20개의 칸막이가 구성물의 전부이다. 각자 말 하나씩과 10개의 칸막이를 가지고, 격자판의 한 쪽을 차지해서 앉으면 준비가 끝난다. 게임의 목적은 서로 건너편으로 먼저 자신의 말을 보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자기에게 주어진 칸막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칸막이는 격자칸의 가로 또는 세로로 2칸씩을 막을 수 있으며, 상대 또는 자신의 말을 완전히 고립시키는 자리에 놓을 수는 없다. 즉, 돌아서 가도록 할 수는 있어도 아예 막아 버릴 수는 없다.
 
[보드 위에 그린 세상]
 
2차 세계대전 때 소련군을 상대로 핀란드가 꽤 선전한 바 있다. 이 전역(戰域)에서는 꽤 유명한 모티(motti) 전술이 등장하기 때문에, 전사(戰史)에서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모티란 장작을 뜻하는 토착어로서, 모티전술이란 스칸디나비아의 험준고령을 이용하여 마치 장작을 패듯이 소련군을 분할하여 각개격파하는 전술을 일컬음이다. 쿼리도라는 게임을 하면서 떠오른 것이 바로 이 모티 전술이었다. 상대로 하여금 양자택일의 상황을 강요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가능한 길게 만드는 것이 쿼리도의 승리전략이기 때문. 쿼리도라는 게임을 하면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현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1.       상대를 장악하고 싶다면, 상대로 하여금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하고, 그 선택의 최종 결과는 내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면 상대는 내 의도대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2.       때로는 내 손으로 내 길을 막는 것도 필요하다. 주로 퇴로를 차단하게 될 것인데, 이는 상대에 의해 선택의 기로에 놓여진다하더라도, 그 선택의 최종 결과에 대한 결정권은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함이다.
3.       상대방이 이기고 있다는 신념을 심어준다. 자신의 선택에 도취되어 신나게 질주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가 원하던 바를 거의 다 이루었다고 생각했을 때, 그 앞을 막아버려라. 그럼 그는 좌절하며 내게 복종하게 될 것이다.
4.       위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상대가 깨닫지 못하게끔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긴장이 느슨해지면, 상대는 자신의 뒤를 돌아보며 대비를 하게 될 것이다.
 
쿼리도를 혹자는 추상전략게임이자 반상전략게임이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쿼리도를 연애술 습득게임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밀고 당기는 게임 속에서 필자는 남과 여의 미묘한 줄다리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만일 당신이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서 고민중이라면, 쿼리도를 통해 그 해법을 찾아보라. 어쩌면 필자보다 더 묘한 연애술을 터득하게 될지 모른다.


[E] The world drawn on the board -- 1. Quoridor

http://www.boardgamegeek.com/game/624
 
[Components and how to play]

The Game is simple itself. A 9x9 coffer wooden board, 2 pawns and 20 wooden walls that can block 2 grids are all of the components of this game. Each player takes 1 pawn and 10 wooden walls and sit in face each other. The goal of this game is sending away my own pawn first. To do so, good using walls is very important. The wooden wall can block 2 horizontal or vertical grids of the board. But, never can block the position that the pawn would be locked up. So you can make your opponent’ pawn go a long way round, but never make him(her) be isolated.

[The world drawn on the board]

In World War II, Finland fought very well against Soviet. (Even they were defeated...) Finland's tactics is very famous in the history of war. It called "Motti." "Motti" is native word means "firewood." So, tactics "Motti" is to divide the Soviet like firewood (tough terrain of the Scandinavia can make to do) and to fight against each small divided part.

Quoridor make me think about this "Motti" tactics. Winnig way is to make your opponent choose one way and to make his(her) way long. I can learn that wisdoms of real world.

1. If you want to control the other person, make him(her) stand the way should choose, and make final decision yours. Then you can control hem(her) on your way.

2. Sometimes, you have to block your way. This blocking may occur on your withdraw way. It'll make your final decision your own, even if your opponent makes you stand the way should choose.

3. Make him(her) think he(she) is on the way to win. make him(her) speed in toxication with the winning. And in JUST front of his(her) winning, BLOCK it. Then, he(she) will frustrate and obey to you.

4. If you want to make all of these condition sure, get him(her) under tension. Unless, he(she) will look back his(her) way and ready to emergency situation.

Someone called it "abstract strategy game." But I want to call it "learning "how to make him(her) fall in love into game." In the game, you and your opponent will struggle for leadership. And it's similar to the relationship between man and woman.

If you are in the agony of ardent love, find the way in Quoridor. Maybe, you can fine the better way than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