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1835 - 들어가며

1835는 18XX시리즈의 아버지인 프랜시스 트레샴이 대형 출판사를 통해 발표한 몇 안되는 18XX게임 가운데 하나입니다. 1974년에 1929라는 이름으로 18XX시리즈의 막을 열었고, 가장 유명한 것은 1986년에 아발론 힐을 통해 발표한 1830: The Game of Railroads and Robber Barons입니다. 이 게임은 절판되어 아직도 고가에 거래되고 있지요. Hartland Trefoil Ltd. 社를 통해 1853이나 1825 등을 계속 출판했지만, 역시 대형 출판사를 통해 선보인 것은 1830과 더불어 1835가 유이합니다. 1835는 한스 임 글뤽에서 1990년에 출판했으며, 아직 몇몇 해외 쇼핑몰에서는 재고가 있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후 1870을 비롯해서 수많은 18XX시리즈의 디자이너들이 모두 입을 모아, 1830과 1835의 시스템에 감명을 받아서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니까, 그 영향력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18XX시리즈에 매료된 이후, 18XX시리즈들을 모으고 있었지만, 역시 원조인 트레샴의 작품이 없다는 것이 항상 아쉽더군요. 그러다가 발견한 게임이 1835였습니다. 아발론 힐에서 만들어서 American valley(과거 미국의 보드게임이 독일의 그것과는 달리 보드의 접는 부분이 골이 패이는 것을 비꼬는 말)가 있는 1830과는 달리, 독일의 한스 임 글뤽에서 만든 1835는 깔끔한 보드더군요.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영문 규칙서 외에 예제 게임 해설서가 들어있다는 겁니다. 사실 18XX가 막상 해보면 어려운 것이 없는데, 규칙서만 읽은 상태에서는 막막하기 그지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이지요. 게다가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면 4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하는 게임 시간은, 선뜻 테이블 앞에 앉는 것을 망설이게 하지요. 그런데, 이 해설서는 잔잔하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누구든지 찬찬히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1835에 빠져들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이해하기도 쉽구요.

그래서 이 예제 게임 해설서의 국문번역을 연재해보고자 합니다. 해설서만도 8페이지 2단 편집의 빽빽한 글씨로 되어있어 분량이 작지는 않지만, 누구든지 읽고 나면 18XX시리즈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재미나게 풀어놓은 내용인지라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이 게임에 대한 갈증이,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값어치 있는 일이 아닐까요?

제 글로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18XX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