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Le Havre만 실컷 돌리다가, 간만에 신작(?)인 Communi를 돌려보았습니다. 아직 2인 게임 한 번밖에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평가내리기 어려워서 간단한 소감만 적어보고자 합니다.
게임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만,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그리 단순하지도 않습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4가지 자원이 모두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다만, 밀라노를 제외하면, 각각의 도시들은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자원 가운데 하나씩이 고정되어있기 때문에, 그 특성에 맞게 조금씩 다른 전략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제 경우는, 순례자(Pilgrim)가 많이 나오는 루카를 맡았었기 때문에, 일단 약탈을 당하더라도 주욱 밀고가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순례자는 도시의 약탈 피해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게임 내 4가지 자원의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금(gold)은 프로젝트를 구입하거나, 2:1의 비율로 군대를 대신하게 하며, 군대(armies)는 게임 내에 4차례 있는 침공으로 부터 도시를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장인(craftmen)은 도시에 프로젝트(건물)를 건설하는데 도움을 주며, 순례자(Pilgrims)는 도시의 약탈피해를 줄여주거나, 프로젝트 경매 시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2:1의 비율로 다른 자원으로의 대체가 가능합니다.
Catan에서의 대규모 군대나 최장도로처럼 해당 요소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사람이 획득하는 길드 마스터라는 요소도 있고,
A Game of Throne에서처럼 외부의 침공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요소도 있습니다. 물론 Fist auction이기 때문에 슬슬 눈치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Power Grid에서처럼 선두에 대한 불이익을 주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거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외적의 침입 시 적의 공격력 = (기본 수치) + (최저 승점 획득자와의 승점 차이)가 됩니다. 아내가 이 요소를 이용하여, 승점 요소를 천천히 늘리는 전략을 취한 결과, 저는 외적의 침입 때마다 심각하게 약탈을 당해야 했습니다. 아내보다 승점이 월등이 높았으니까요. 물론 아내의 전략에 말려들어서, 저 역시 저개발 전략을 취했더라면, 결과는 어찌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냥 줄창 달려서 차라리 순례자를 꾸준히 투입해서 약탈 피해를 줄이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그게 주효했고, 그 결과(?) 이 게임은 봉인의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쿨럭~
경매 요소가 깔끔합니다. 경매가 운적 요소를 줄여주는 대신, 가끔 게임의 흐름을 끊어먹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게임에서의 경매는 매우 간단합니다. 그냥 자기 차례에 할 일만 하면 그게 입찰이고, 낙찰이 됩니다. 자세히 설명하다보면 규칙서를 서술하게 될 것 같아 생략합니다만, 이 게임에서의 경매 방식이 이 게임 최대의 장점일 것 같습니다.
몇 번 더 해봐야 게임 내 균형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겠네요. 순례자가 많이 나오는 루카 도시의 특성을 잘 살린 제가, 아무 방향성이 지정되어있지 않은 밀라노의 아내를 좀 큰 점수차로 이겼습니다. 다른 요소에 집중하는 전략들은 어떨지 나중에 한번 봐야겠습니다.
혹자는 이 게임을 두고 Goa를 연상하게 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고아 특유의 경매 방식과 이 게임의 경매 방식은 좀 다르고, 특수 카드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테크 레벨을 두고 Goa와 비교를 한 것 같습니다만, 그걸 제외하면 그다지 유사점을 찾을 수가 없네요. 제 생각엔 Goa와는 별개의 게임입니다.
첫 게임이긴 하지만, 나름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릎을 탁 치게 할만큼 경이적인 시스템이 있거나, Le Havre처럼 매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만드는 게임은 분명 아니지만, 중급의 전략 게임으로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선두에게 가중되는 패널티가 강력해서, 후발 역전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꽤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ssen 현장 순위에서도 꽤 상위에 있었던 만큼 나름의 검증은 되었을테니, 조만간 다시 한번 해보자고 졸라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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